티스토리 뷰
목차
상속세 신고를 준비하면서 저희 부부는 세무사님께 필요한 자료를 하나씩 정리해 모두 전달했습니다.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세무사님 말씀으로는 검토에만 두 달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남편이 세무사 상담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꺼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버님이 예전에 고모님들께 보내신 송금 내역도 거래 성격을 확인해야 한대."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시아버님은 여자 형제만 네 분이 계셨고, 저에게는 모두 시고모님들입니다. 형제자매끼리 돈을 주고받는 일은 흔할 수 있는데, 아버님도 안 계시고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와서 그 돈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저희는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세무사님으로부터 가족 간 송금도 경우에 따라 거래 목적을 확인해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잠시 빌려준 돈이었다면 차용증이라도 있었으면 훨씬 명확하지 않았을까?'
그날 이후 저는 자연스럽게 가족끼리 돈을 빌려줄 때도 차용증을 작성하는 것이 좋은지, 또 어떤 방식으로 남겨야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족끼리 돈을 빌려주면 차용증을 꼭 써야 할까?
사실 저도 예전에는 가족끼리 돈을 빌려주면서 차용증까지 쓰는 건 너무 각박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속세 준비 과정을 겪으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돈을 보낸 이유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더구나 돈을 보내신 당사자가 돌아가신 뒤에는 남아 있는 가족들이 그 거래의 성격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빌려준 돈인지, 생활비를 지원한 것인지, 정말 증여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면 자료를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차용증은 가족을 믿지 못해서 쓰는 문서가 아니라 나중에 생길 수 있는 오해를 줄이기 위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 간 차용증에는 무엇을 적어야 할까?

궁금해서 저도 관련 내용을 조금 더 찾아봤습니다.
일반적으로 차용증에는 빌린 금액, 빌린 날짜, 변제 기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인적사항 등을 기재합니다. 필요에 따라 이자 약정 여부를 함께 적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송금 내역과 상환 기록이 함께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차용증만 작성하고 실제 거래 내역이 없다면 나중에 거래 사실을 설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즉, 종이 한 장만 만들어 두는 것보다 실제로 돈을 빌리고 갚은 흐름이 함께 남아 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확인해볼 내용 | 이유 |
| 차용증 작성 | 돈을 빌렸다는 사실을 기록 |
| 송금 내역 보관 | 실제 거래 증빙 |
| 상환 기록 | 증여가 아닌 대여임을 보여줄 수 있음 |
| 변제 기한 기재 | 계약 내용 명확화 |
| 이자 약정 여부 | 상황에 따라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음 |
적은 금액도 차용증을 써야 할까?
여기서 또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몇십만 원까지도 다 차용증을 써야 하는 걸까?'
찾아보니 법에서 일정 금액 이상이면 반드시 차용증을 작성해야 한다고 정한 기준은 없었습니다.
다만 금액이 크거나 장기간 빌려주는 경우, 또는 나중에 증여 여부를 두고 오해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거래라면 처음부터 차용증과 송금 기록을 함께 남겨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처럼 가까운 가족 사이일수록 별다른 기록 없이 돈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나중에 거래 목적을 설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속세를 준비하며 다시 보게 된 가족 간 거래
솔직히 저희는 아버님께서 시고모님들께 왜 돈을 보내셨는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잠시 빌려주신 돈이었는지, 어려운 사정을 도와드린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이제 와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 사실이 오히려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상속세를 준비하면서 과거 통장 거래내역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니 숫자로만 보이던 송금 기록들이 사실은 가족들의 삶과 연결된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급했던 순간이었을 수도 있고, 형제간 우애였을 수도 있고, 부모님의 배려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의미는 점점 희미해지고 결국 통장에는 금액만 남게 됩니다.
가족끼리도 기록은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
이번 일을 겪으며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차용증은 가족을 의심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훗날 남겨진 가족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남겨두는 기록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혹시 앞으로 가족끼리 큰 금액을 빌려주거나 빌릴 일이 생긴다면 간단한 차용증과 송금 내역 정도는 함께 남겨두려고 합니다.
지금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어도 언젠가 그 기록이 남겨진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 이 글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가족 간 금전거래의 법적 판단과 세금 문제는 거래 내용과 개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중요한 사안은 세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