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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명의로 만들어 놓은 통장이 하나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려고 만든 계좌도 아니고, 이번에 증여신고를 한 계좌도 아닙니다. 예전에 아이 이름으로 만들어 놓고 용돈이나 친척들에게 받은 돈을 넣어두던 계좌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보다 관리해야 할 계좌가 많아졌고, 사용하지 않는 통장이라면 정리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궁금해졌습니다. "아이 명의 계좌를 해지하고 그 안에 있는 돈을 부모인 내 계좌로 옮겨도 괜찮을까?"

    앞서 주식계좌에 증여한 주식을 매도한 후 그 돈을 부모 계좌로 가져오는 경우를 알아봤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증여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의 다른 계좌를 해지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제가 알아본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아이 명의 계좌를 정리하기 전, 돈의 출처와 실제 소유관계를 먼저 확인해봤습니다.

     

    증여 미신고 계좌, 해지해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증여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 명의 계좌라고 해서 해지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좌의 명의보다 그 돈이 실제로 누구의 돈이었는지입니다.

    세금에서 말하는 실질귀속은 쉽게 말하면 명의가 누구인지보다 실제로 그 재산을 누가 소유하고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개념입니다. 아이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었다고 해서 그 안에 있는 돈이 무조건 아이의 재산이라고 단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세청 질의회신에서도 부모가 자녀 명의의 계좌에 돈을 넣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증여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실제로 증여할 목적으로 넣은 것인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판단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처: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질의회신)

    여기서 증여재산은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넘겨준 재산을 뜻합니다. 따라서 아이 명의 계좌에 부모 돈을 잠시 넣어두고 부모가 관리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아이에게 주려고 넣어준 것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궁금했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이번에 증여신고를 한 증권계좌는 처음부터 아이에게 주려고 증여한 돈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의 재산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도로 가지고 있던 새마을금고 계좌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번에 신고한 증여금액과도 관계가 없고, 예전부터 아이의 용돈이나 친척들에게 받은 현금 등이 들어 있던 계좌였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아이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까 전부 아이 재산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돈이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좌해지 후 부모계좌로 옮겨도 될까?

    그렇다면 계좌를 해지한 뒤 부모 계좌로 돈을 옮기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서는 증여시기라는 용어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증여시기란 쉽게 말해 세법에서 실제로 재산을 증여했다고 판단하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국세청은 증여할 목적으로 자녀 명의 계좌에 현금을 입금했다면 원칙적으로 입금한 시점을 증여시기로 볼 수 있지만, 단순히 자녀 명의 계좌에 돈을 넣어 부모가 관리하다가 부모가 인출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증여로 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처: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사전답변)

    여기서 수증자는 쉽게 말하면 증여를 받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에게 돈을 실제로 주었다면 아이가 수증자가 됩니다.

    반대로 애초에 부모 돈을 아이 이름의 계좌에 보관해 둔 것이라면 단순히 계좌 명의만 아이였다는 이유로 바로 아이에게 증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계좌를 해지한다는 행동 자체보다 돈의 성격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만약 정말 아이에게 증여한 돈이었다면 아이의 돈을 부모 계좌로 옮기는 것이므로 별도의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 명의 계좌를 통해 관리하고 있던 부모의 돈이라면 계좌를 정리하면서 부모 계좌로 돌려놓는 것과는 성격이 달라집니다.

    결국 같은 "아이 통장 → 부모 통장"이라는 이체라도 처음 돈이 누구의 것이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라면 이런 상황에서 계좌를 바로 해지하기보다는 먼저 거래내역을 확인해볼 것 같습니다. 특히 현금으로 ATM에서 입금한 내역이 있다면 언제, 얼마가 들어왔는지 먼저 확인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현금입금과 자금출처까지 확인해봤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이겁니다. 아이 통장에 들어 있는 돈 중에는 친척들이 아이에게 현금으로 준 돈도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현금을 받아서 ATM으로 입금했다면 통장에는 그냥 "현금입금"이라고만 남습니다. 누가 준 돈인지, 왜 받은 돈인지까지 은행 거래내역에 기록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현금입금 내역만 보고 나중에 정확한 출처를 모두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금으로 입금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증여재산인지 단순히 부모가 관리하던 돈인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당시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아이에게 직접 준 용돈이라면 아이에게 준 돈이라는 점을 생각해봐야 하고, 부모가 가지고 있던 현금을 아이 통장에 넣어둔 것이라면 또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통장을 없애기 전에 거래내역을 먼저 보관해두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계좌라고 해서 반드시 지금 당장 해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특히 앞으로 세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면 거래내역과 당시 상황을 기억나는 범위에서 메모해두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동일인에게서 10년 이내 받은 증여재산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합산하여 증여세 과세가액에 가산할 수 있습니다. (출처: 국세청 증여세 개요)

    여기서 증여재산가산액은 쉽게 말하면 일정 기간 안에 같은 사람에게서 받은 증여재산을 현재 증여와 합쳐서 계산하는 금액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실제로 증여한 돈이라면 "예전에 넣어둔 돈이니까 괜찮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증여자와 시점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좌 정리 전 확인할 것

    이번에 알아보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아이 명의인지 부모 명의인지보다 돈의 실제 성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증여신고를 한 증권계좌는 아이에게 증여한 재산이기 때문에 그대로 아이의 재산으로 관리할 생각입니다. 반면 증여신고와 관계없는 다른 계좌는 돈이 어디에서 들어왔는지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현금으로 받은 돈이 많다면 모든 입금의 출처를 지금 완벽하게 기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용하지 않는 통장이라고 무조건 바로 해지해서 부모 계좌로 옮기기보다는 거래내역을 먼저 확보하고, 그 돈이 실제로 아이에게 증여된 돈인지 부모가 관리하던 돈인지 구분해본 뒤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아이에게 증여한 돈이었다면 부모 계좌로 다시 가져오는 것을 단순한 "통장 정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부모의 돈을 아이 명의 계좌에 보관했던 것이라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통장을 해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돈이 누구의 돈이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을 이번에 다시 알게 됐습니다.

    저처럼 아이 명의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놓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리하려는 분이라면, 통장을 없애기 전에 한 번쯤 거래내역부터 확인해보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제가 실제로 아이 명의 금융계좌를 정리하면서 궁금했던 내용을 국세청 자료와 함께 정리한 개인적인 경험과 정보입니다.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의 형성 과정과 증여 여부에 따라 세법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금액이 크거나 자금관계가 복잡한 경우에는 세무전문가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