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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의 증여세 신고를 직접 해봤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증여세를 내야 할 만큼 큰돈을 아이에게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를 위해 조금씩 모아둔 돈도 있었고, 아이 명의로 만들어둔 주식계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증여 신고를 하게 된 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이 아빠가 아버님에게 상속받은 돈 중 일부로 아이 명의의 주식을 사두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상속받으면서 이미 세금 문제를 처리했는데, 그 돈을 다시 우리 아이에게 주면 또 세금을 내야 하나?'
상속받은 돈인데 또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게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실제로 아이 증여 신고를 하면서 궁금했던 부분을 하나씩 알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받은 돈이라고 해서 자녀에게 다시 줄 때 증여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속과 증여는 서로 다른 재산 이전이기 때문입니다.
상속받은 돈도 자녀에게 주면 증여일까?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아이 아빠가 아버님에게 돈을 상속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돈 중 일부를 아이 명의의 주식계좌에서 주식을 사는 데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돈은 원래 할아버지의 재산이었고, 아빠가 상속받은 돈이니까 아이에게 넘어갈 때도 상속과 관련된 돈으로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세법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습니다.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상속이고, 이후 아빠가 자신의 자녀에게 재산을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은 증여입니다.
즉,
할아버지 → 아빠 = 상속
아빠 → 자녀 = 증여
이렇게 별개의 거래로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수증자라는 말이 나오는데, 쉽게 말하면 재산을 증여받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번 경우에는 우리 아이가 수증자가 되는 셈입니다.
반대로 돈이나 재산을 주는 사람은 증여자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재산을 준 아빠가 증여자가 되는 것입니다. 국세청도 증여세 계산에서 증여받은 재산은 증여일 현재의 시가를 기준으로 보고, 증여자와 수증자의 관계에 따라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의 원래 출처가 아니라 현재 누구의 재산을 누구에게 이전했는가였습니다. 물론 실제 증여 여부와 과세 판단은 구체적인 자금 흐름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상황 | 세금의 성격 |
| 할아버지 → 아빠 | 상속세 |
| 아빠 → 자녀 | 증여세 |
| 상속받은 돈으로 자녀에게 재산 이전 | 자녀에 대한 증여 여부 검토 |
| 자녀가 받은 돈으로 주식 투자 | 증여받은 재산의 관리·투자 문제 |
미성년 자녀에게 2천만 원까지는 정말 세금이 없을까?
이번에 제가 직접 증여 신고를 하면서 가장 많이 찾아본 부분입니다.
우리 아이는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직계존속인 부모에게 증여를 받을 때 적용되는 증여재산공제 한도가 성인과 다릅니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미성년자가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10년 동안 2천만 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증여재산공제란 쉽게 말하면 일정한 관계의 가족에게 재산을 증여받았을 때 일정 금액까지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이번에 신고한 금액도 2천만원 미만이었기 때문에 계산되는 증여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2천만원까지 평생 세금이 없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10년간 누계 한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1,500만 원을 증여했다면 남은 공제 한도는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500만 원입니다. 이후 또 1,000만 원을 증여한다면 2천만 원을 초과하는 500만 원 부분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도 직계존속이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10년간 수증자별 공제금액 합계가 2천만원 한도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세법령정보시스템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관련 자료).

그렇다면 제가 정말 궁금했던 질문이 남습니다. 2천만원을 넘겨서 아이에게 주면 실제로 세금은 얼마나 나올까?
예를 들어 다른 증여가 없고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3천만원을 증여했다고 단순하게 가정해 보겠습니다. 3천만 원에서 미성년 자녀의 증여재산공제 2천만 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1천만 원입니다. 현재 증여세 과세표준 1억 원 이하에는 10%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단순 계산으로는 1천만 원 × 10% = 100만 원의 산출세액이 나옵니다.
다만 실제 납부세액은 신고세액공제 등 적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여세를 법정 신고기한에 신고하는 경우 현행법상 신고세액의 3%를 공제하는 규정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2천만원을 넘으면 전체 금액에 세금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한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합니다. 과세표준이란 쉽게 말하면 세율을 적용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계산된 과세 대상 금액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주식을 증여했다면 주가도 확인해야 한다
이번에 우리 아이에게 증여 신고를 하면서 또 하나 신경 쓰였던 부분이 주식이었습니다. 현금으로 2천만원을 이체한 것이라면 비교적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 명의 계좌에 주식이 들어 있다면 '그 주식의 가격을 얼마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증여세는 단순히 내가 주식을 살 때 얼마를 지불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증여재산의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식은 가격이 계속 움직입니다. 내가 1,900만 원이라고 생각하고 주식을 증여했는데 실제 세법상 평가액이 달라진다면 생각했던 증여금액과 신고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으로 자녀에게 증여할 때는 단순히 '현재 계좌에 얼마가 있지?'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증여재산가액이라는 용어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증여받은 재산을 세법에서 얼마의 가치로 평가할지를 정한 금액입니다. 국세청은 증여재산가액을 원칙적으로 증여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그래서 주식을 자녀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면 증여를 계획하는 시점부터 주식 평가 방법과 증여일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주식 가격이 계속 오르내리는 상황이라면 '2천만원에 맞춰서 주식을 샀으니 괜찮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보다 실제 신고할 금액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속받은 돈인데 왜 또 증여세를 낼까?
처음에는 저도 “이미 상속세를 낸 돈인데, 자녀에게 주면 왜 또 세금을 내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같은 돈에 세금을 두 번 매기는 것이 아니라, 재산을 이전받는 과정이 달라졌기 때문에 각각 따로 봅니다. 할아버지 → 아빠는 상속, 아빠 → 자녀는 증여입니다. 따라서 아빠가 상속받은 돈이라고 해서 자녀에게 다시 줄 때 증여세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미성년 자녀가 직계존속에게 증여받는 경우에는 10년간 2천만원의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공제 한도 안에서는 증여세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상속 전에 자녀에게 증여한 경우와 상속을 받은 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는 다릅니다. 상속 전 증여재산은 상속세 계산에 다시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증여 시점도 중요합니다. 결국 증여에서는 언제,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직접 신고하면서 알게 됐습니다.